예술단체 : (주)향유

Hwang Seonjeong / 1997

세상에 있을 법하지만 없는 동화 세계를 그려나간다. 꿈속에 있을 것 같은 풍경을 그리기도 하고, 애착인형인 별곰이와 함께 어린이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그리고 나중에 정말 사랑으로 가득찬 어른이 되었을 그때를 그림으로 그리기도 한다. 모든 풍경을 더 동화같이 그리려고 하는데, 그림을 보는 불완전한 어른들이 잠시나마 현실로부터 달아나기를 바라며 달콤한 탈출구를 그린다. 동화 같은 풍경은 세상에 없다. 어떤 풍경이 완벽한지도 모른다. 작가가 사는 세계와 작가 자신도 언젠가 또 동화같이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작품을 보는 모든 불완전한 어른들이 잠시나마 도망쳐오는 탈출구였으면 하는 바람은 항상 존재한다. ‘동화책 속 문을 열었더니 또 다른 세계가 펼쳐졌어요. 그곳은 불안한 마음을 떨치기에 너무 달콤한 향기가 나는 곳이었습니다.’라는 문장이 어울리는 곳이었으면 한다. 어디에 있든 언제든 도망쳐 올 수 있는 그런 곳.

Choi Eunu / 1987

패턴을 이용한 세밀화와 조형예술에 기반을 둔 평면작업을 하는 최은우 작가는 개인 내면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현대사회의 병리적 현상과 문제를 드러내는 작업을 한다. 최은우의 작가는 작업을 통해 내면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현대사회의 현상과 문제를 드러내고자 하는데 그 방식은 일상, 이야기, 사건들의 흔적을 쫓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는 한 사건이나 에피소드를 중심에 놓고 현대사회의 다양한 관계와 그 속에서 나타나는 감정, 그리고 사회적 현상과 사건으로 나타나는 방식을 패턴으로 연결하고 재해석하면서 은유적으로 표현해보고자 노력한다. 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최근 고립과 불안, 두려움, 박탈감, 믿음의 상실 등과 같이 개인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사회적 문제가 된 현상들이다. 인간의 가장 깊은 밑바닥에는 바로 ‘외로움’이 있으며 어쩌면 인간이 가진 근원적 감정이 외로움일지도 모르지만, 현대사회의 문제는 근원적 외로움이 아니라 ‘만들어진 외로움’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한다. 최은우 작가는 이러한 주제 의식을 가지고 제가 표현하는 패턴과 이중 색이 보이는 인터퍼런스 효과를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보는 이의 위치, 빛과 어둠, 빛의 방향과 각도에 따라 색감이 달라지는 인터퍼런스 효과를 쓰게 된 이유는, 때로는 그 위치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예술적 경험’으로 전하기 위함이다.

Choi Muyong / 1993

돌은 여러 물질들이 오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결합되어 시간과 공간에 대한 역사성을 담고 현대에 머무르며 발전에 따라 분리되어 간다. 분리된 덩어리는 소유하고 있던 기억을 표출하며 사라져가고, 다른 득을 위하여 뭉쳐지기도 흩어지기도 한다. 현대사회의 빠른 발전에 의한 관계들은 득을 위하여 필요에 의해 연결되어 뭉쳐지며 하나의 덩어리로 남아 생존하게 된다. 작품을 통해 작가인 나와 작품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믿음과 불안 사이에 공존하는 현대 사회 속의 문제들을 기록했다.

Kim Yeongyeong / 1990

'반려'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 김연경입니다. 저는 인생을 살아가며 함께하는 모든 존재들에 대한 탐구를 합니다. 오랫동안 함께 삶을 살았던 반려견을 다른 사람 손에 떠나 보낸 후 이야기 시작됩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특별한 삶의 동반자였던 반려견을 여러 사정에 의해 입양 보내고 우울증을 앓게 되었습니다. 그 후, 인간의 모순에 대한 고민과 세상의 모든 관계에 대한 고민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제 작업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보이지 않는 관계의 흐름 속 순위 매겨지는 구조와 '반려'의 이중적 필터를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Kim Sangdeok / 1983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수 없이 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별 무리없이 해결해 나가는 일이 있는 반면, 몇 년째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신경을 거슬리게하는 사건들도 있기 마련이다. 그 모든 일들을 논리적으로 따져서 하나 하나 설명하고 해석하는 일은 어렵고, 처음부터 불가능의 영역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는 어떤 삶의 원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품 중 토끼가 등장하는 '짜잔!(Ta-da!)' 연작은 앞서 인과론적으로 설명한 삶의 진행 과정 안에서 발생하는 갑작스러운 상황, 감각, 감정을 표현한 작업이다. 우리의 일상 생활은 어느 한 순간에 비극이나 희극으로 바뀔 수 있다. 이를 마술쇼에 비유하였다. 모자 안에서 갑자기 토끼가 등장하는 마술의 기원은 18세기 영국에서 자신이 토끼를 낳았다고 주장했던 Mary Toft(1701-1763)의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두번째 정리 이기도 하는 '짠!'은 '첫번째정리-인과율' 형상에 토끼를 등장시켜 인과를 벗어난 갑작스러움, 비논리적, 비이성적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삶은 마치 무대위에서 처럼 마술사의 손에 의해 시시각적으로 놀라운 일들로 바뀌어 우리가 미처 이해 할 상황을 주기도 전에 한 순간에 변해 버린다.

Kang Yujin/1992

신축 된 여유동은 축제가 멈추지 않으며 거대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Hot spot이 있다. 오르지 못하는 성이 있고, 들어가지 못하는 집이 있다. 여유라는 이름 위에 수 없는 갈망이 담겨 있는 곳이며 그 틈에도 생명은 살아 숨쉰다. 각자 부여 받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성실히 지어지고 서서히 잠식 되어가고 있다. 이 동네의 기원은 갈라진 틈새 안에서 힘겹게 비집고 드러난 작은 풀에서부터였다. 작은 씨에서 시작해 모체(보이는 것 중 가장 작은) 안에서 뿌리가 내려지고 서서히 자라나는 연약하지만 분명한 그것. 그리고 딱딱한 바닥의 틈. 그리고 다시 깨끗하게 뒤덮이는 조용하고 치열한 싸움이 일어나는 공간. 그 길고 긴 여유동의 풍경이 나의 삶을 투영하고 있다.